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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화

아마에와 일본문화

by kbomi 202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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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에를 장려하는 일본문화

보편적인 본능으로서 아마에라는 심리가 문화적으로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한쪽 문화에서는 그것을 용인하는 데 반해, 다른 쪽 문화에서는 그것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아마에는 단순한 심리상태가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규정되는 정신구조라고 할 수 있다. 정신분열증(조현병)으로 혼란을 겪는 서구 사회의 환자들은 아마에 억제의 결과를 보여준다.
일본에서는 의존적인 인간관계가 사회적 규범 속에서 용인되는데 비해, 서구에서는 그것을 배제하고 억제함으로써 이러한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다. 따라서 서구인에게는 아마에가 발달하지 않았지만 서구사회에서도 무자각적, 무의식적으로는 아마에가 존재한다. 도이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잠재된 아마에의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아 정신분열증을 앓았다고 본다. 즉,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과거에 자신의 아마에를 표출하지 못함으로써, 그리고 아마에를 통한 타자와의 교류를 전혀 경험하지 못함으로써 정신분열증을 갖게 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아마에와 일본문화는 매우 밀접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병리적인 경우는 아마에라는 유아기적 의존심리가 인간관계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 주기도 한다.
이처럼 아마에는 사회화 과정을 통해 자라나거나 억제된다. 일본인의 경우 사회화 과정을 통해 아마에가 장려됨으로써 아마에의 심리가 자라난다. 도이는 일본인의 육아 양식을 관찰하고 분석해서 거기에서 독특한 사회화 과정을 끄집어냈다. 이러한 병리적인 사례에 주목하면서 도이는 한 사회의 성원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적절한 아마에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어린이는 모친에 의존하는 것이 핵심이고, 성인이 된 후에도 가정 안팎에서 모친에 대한 의존과 같은 관계를 통해 안정을 계속 추구해 간다.사회집단 내에서도 모자관계 모델은 강하게 작용하며, 어머니는 항상 정신적 안정의 원천이자 양육의 원천이기도 하다. 또한 사회집단 내의 상하관계는 어머니와의 관계를 모델로 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상하관계는 정서적 안정성을 갖는다.

아마에와 관련된 말

도이는 아마에와 관련이 있는 어휘를 고찰함으로써 일본 사회 속에 아마에가 얼마나 깊이 스며들어 있는가를 지적한다.
언어는 사람들의 정신생활의 특징을 반영하는 한편 정신생활의 틀을 형성하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아마에라는 말이 일본어에 존재하고 그에 상당하는 말이 서구의 언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일본인이 아마에 감정에 민감해서 그것을 중시하는데 반해 서구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외국인으로서는 잘 이해 가기 어려운 단어의 세심한 뉘앙스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관점에서 도이는 아마에와 관련된 다양한 어휘를 다음과 같아 분석한다.

  • 아마에루(甘える): 응석을 부리다.
  • 아마이( 甘い): 관대하다. 아마에를 받아 주다. 'A는 B에게 관대하다( AはBに甘い)라고 표현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고 응석을 부리도록 허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말한다.
  • 히네쿠레루(ひねくれる): 마음이 꼬여 있다. 아마에를 하는 대신에 오히려 상대방에게 무관심한 체하거나 등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 겉으로는 아마에를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아마에를 바라는 심리가 깔려있어 상대방의 반응에 신경을 쓴다.
  • 우라무(うらむ): 원망하다. 아마에가 거절되어 상대방에게 적대감을 보이는 것이다. 적대감은 상대방을 미워하기보다는 정이 깊음을 나타내며 그만큼 밑바탕에 아마에의 심리가 있다.
  • 다노무(たのむ): 일신상의 일에 대해 상대방의 호의적인 베풂이나 처분을 기대하는 것이다. 아마에를 하고 싶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
  • 아만즈루(あまんずる ): 주어진 것에 만족하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아마에가 충족된 것으로 생각하다. 또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다.
  • 스네루(すねる): 마음이 토라져 있다. 꼬여 있다. 솔직하게 아마에를 표현할 수 없어서 생긴다.
  • 후테쿠사레루(ふてくされる): 토라져서 반항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자포자기하는 것이다.
  • 야케쿠소니나루(やけくそになる): 토라져서 자포자기하는 것을 말한다.
  • 히가무(ひがむ): 마음이 꼬여 있다. 자신이 부당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곡해하다. 아마에에 대한 기대가 어긋난 것에 기인한다.
  • 도리이루(どりいる):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다. 교묘하게 상대방의 비위를 맞춰 자신이 바라는 바를 달성하고자 하는 아마에의 심리에 기인한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아마에를 허용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실은 자신의 아마에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 고다와루(こだわる): 사소한 일에 얽매여 정신적으로 구애받다. 인간관계 속에서 부탁하거나 남의 비위를 잘 맞추지 못한다. 아마에를 하고 싶지만 상대방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아마에를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 도라와레(とらわれ): 신경질에 사로잡히다. 아마에를 하고 싶어도 아마에를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작용하고 있다.
  • 기가네(気がね): 상대방에 대해 자제하다. 엔료하다. 상대방이 나의 아마에를 흔쾌히 받아들여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꺼려하는 것을 말한다.
  • 와다카라미(わだかまり): 마음속에 있는 응어리를 말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체하지만 아마에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상대방을 원망하는 경우이다.
  • 데레루(てれる): 겸언쩍어하다. 수줍어하다.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아마에를 드러내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아마에를 드러내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아마에를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 스마나이(すまない): 사죄와 감사라는 상반된 상황에 쓰인다. 동작이나 일이 '아직 끝나지 않다( )'라는 의미가 있다. 친절한 행위는 그 행위자에게 부담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폐를 끼친 것에 대한 강한 사죄의 기분을 나타낸다. 친절한 행위에 대해 단순히 감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 것은 상대방이 겪었을 어려움을 고려해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자신을 무례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염려하기 때문이며, 앞으로도 아마에를 하고 싶은 마음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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